본문 바로가기
미국 주식

[디어] 스마트폰으로 농사 짓기

by 복리김 2024. 4. 21.

 

 

디어 앤 컴퍼니(Deere & Company)는 주로 존 디어(John Deer)라는 상표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농기계 제조회사이다. 전세계 농기계 시장점유율 30% 이상 1위 기업으로서 트랙터, 콤바인, 굴착기, 베일러 등을 생산한다.

 

 

무려 1873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버몬트 출신의 대장장이 존 디어가 강철로 만든 쟁기를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농기계 뿐만 아니라 건설 장비로도 제품군을 확장했고, 첨단 기술을 장비에 통합하는 데 앞장서 왔다.

 

디어는 '22년 세계 최초 완전자율 트랙터를 선보여 '농슬라'라는 별명을 얻었고, '23년 CES에 기조연설을 맡기도 했다. 농기계라는 세상 진부해 보이는 아이템이 첨단 기술을 통해 어떻게 바뀌었을까?

 

 

 

농기계도 기술 혁신

 

 

8R(좌) & See&Spray Ultimate(우)

 

2022년 CES(세계가전박람회)에서 디어는 완전 자율주행 8R트랙터를 공개하고 그 해 가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 트랙터는 카메라와 AI를 활용해 장애물을 확인하고 거리를 측정하면서 운전자 없이 작업을 수행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외부에서 트랙터를 제어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노동력, 기후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트랙터 상부에 설치된 위성통신 장치로 트랙터의 경로를 정교하게 설정해주기 때문에, 사람이 수동으로 운전했을때보다 작업 비효율을 크게 줄여준다.

 

See&Spray Ultimate라는 기술도 있는데, 기계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토지 환경을 분석해서 잡초에만 제초제를 골라 뿌리거나, 작물에만 영양제를 공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초제 평균 사용량을 77%나 줄여준다고 한다.

 

또한 디어의 제품을 이용하는 수만대의 트랙터들의 데이터를 종합해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고, 부품 교체와 정비 시기도 예측해주는 등 농부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농업은 고도로 기계화되어 있고, 대규모로 산업화된 농장이 많다. 하지만 이 농가들도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생산성 하락과 인력 부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이야말로 기계의 스마트화, 자율주행 같은 것들이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곡물가 하락에 따른 수요 둔화

 

디어 주가(파랑색)와 곡물(밀, 옥수수, 대두) 가격

 

한편 디어의 주가는 2020년부터 3년간 +146% 상승을 기록했는데, 팬데믹과 전쟁 영향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농가의 소득이 증가하고, 현금이 많아진 농부들이 기존 노후화된 기계를 교체하거나 새로운 기계를 구입하면서 디어의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22년 중순부터 수확량 회복과 공급망 문제 해결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면서 곡물 가격은 다시 하락해 '20년 수준으로 되돌아 왔다. 이에 따라 디어의 주가는 향후 매출 둔화 우려와 실적 예상치 상회가 상충하면서 $350~450의 박스권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디어 실적과 PER 배수

 

최근 1Q24 실적 발표에서 높은 대출 금리와 곡물가 하락으로 농부들이 고가 장비 구매를 보류하면서 농기계 부문 매출이 2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024년 순이익 가이던스를 $7.5~7.75B로 하향했고, 이는 전년 대비 23~26% 감소한 수치다. 팬데믹 수요 급증의 반대 급부로 향후 1~2년간 수요는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그러나 농업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산업이며, 이상 기후와 전쟁 등으로 인한 식량 안보 문제가 대두되면서 앞으로도 더욱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디어는 기술 혁신을 통해 장기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인들이 꼭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한다. 150년이 넘는 역사 동안 경기 하락 사이클에도 큰 위기없이 경영 관리를 잘해왔고,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이다. 배당수익률은 1.5% 정도지만, 최근 3년간 배당성장률이 20%에 달한다. 또 작년에는 무려 순이익의 70% 규모로 자사주 매입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 둔화 우려로 인해 12개월 PER는 15배로 시장 평균보다 낮지만, 빠질 때마다 모아야 할 저력있는 회사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