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생각

나는 복리를 정말 이해하고 있을까?

복리김 2025. 1. 20. 15:14

우리가 중학교 때 배운 '복리(Compound Interest)'의 개념은 원금뿐만 아니라 원금에 붙은 이자에도 다시 이자를 붙여주는 것을 뜻한다. 투자에서의 복리 역시 지속적인 투자와 재투자로 돈을 불리는 것을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8번째 세계 불가사의는 바로 복리다. 복리를 이해하는 자는 돈을 벌고, 그렇지 못하는 자는 지불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개념인데 무엇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불가사의라고까지 얘기한 걸까?

pixabay

 

수학적으로 설명한다면 복리는 원금, 수익률, 시간의 함수다. 당연히 모든 요소들이 클수록 투자 자산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오랫동안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계좌에 복리로 불어나는 자산을 직접 목도한 사람들만이 비로소 그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종목 선정에는 자신이 없지만 복리의 마법을 이해한 김복리 양.

개별 종목 투자는 두려우니 미국 주식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가장 큰 ETF 중 하나인 Vanguard S&P 500 ETF(VOO)에 1억 원을 10년 동안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단순한 가정을 위해 수수료, 세금, 분배금 등은 제외한다.)

 

10년 후 자산은 185%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해 2.85억 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여기서 놀라운 것은 단순이 원금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사실뿐만이 아니다.

 

만약 2025년에도 주식 시장이 연간 10% 상승한다고 가정한다면, 누적수익률은 185%에서 10%가 늘어난 195%가 되는 것이 아니라, 29%가 늘어난 214%가 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해당 10% 수익률은 2015년 투자했던 원금에만 붙는 것이 아니라 2024년까지 불어난 (원금+수익)에 붙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복리를 탄 계좌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다시 말해, 지수는 10% 올랐는데 김복리 양의 계좌는 29%가 오른다. 지수가 20%가 오르면? 계좌는 57% 오르고, 지수가 30%가 오르면? 계좌는 무려 86%가 오른다.(물론 이런 강세장이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지수의 경우가 이러한데 개별 종목은 당연히 변동성이 더 크다.

 

개별 종목에 투자한 경우를 같은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10년 전 애플을 사서 가만히 묵혀둔 사람은 내일 주가가 1%가 오르면 평가금액이 9%가 오른다.

 

10년 전 엔비디아를 샀던 사람은 내일 주가가 1% 오르면 평가금액이 자그마치 271%가 오른다.(가상의 숫자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 주가를 기반으로 도출해 낸 것이다.)

 

 

물론 혜안을 가지고 애플과 엔비디아를 10년 전부터 매수해서 엉덩이 무겁게 깔고 앉아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매일 계좌를 보면서 엄청난 복리의 마법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같은 종목을 고를 자신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김복리 양처럼 그냥 지수를 사면 된다! 당장 올해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싸게 더 많이 살 수 있으니 기쁜 마음으로 사면된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매년 적립식으로 사면된다. 10년이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을 것이다.